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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MTB, 가을 단풍 열정을 삼키며

에이레네세상88 2009. 10. 24. 02:26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아름다운 계절에 승부의 열정으로 가득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 사이클 남자일반부 마운튼바이크 결승전이 대전 성북동산림욕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선수들이 1바퀴를 돌고 있었습니다. 산악자전거 경기는 처음 카메라로 담아보는 지라 쉽지 않았습니다. 운영본부에 가서 자문을 구하니 몇 곳을 알려주었지만 경기 중이라 이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임의로 정한 첫 포인트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의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총 20명 출전 선수 중 11번째를 달리는 아들을 응원하고 계셨습니다. 아들이 지날 때, 그는 힘을 불어 넣어 주며 응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기록을 적으셨습니다. 






  경기 중에 원치 않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까웠습니다. 타이어 펑크 발생하면 임시방편으로 공기를 주입하든지, 뒷 바퀴면 내리막길에서는 그냥 타고 갑니다. 그러나 앞 바퀴에 문제가 생기면 손으로 잡고 달릴 수 밖에...... 그런데 한 선수의 자전거는 앞 쇼바가 나가버렸습니다.  


  임의의 2번째 포인트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는 산악자전거 경기를 전문으로 촬영하시는 작가님이 힘들여 오르막 길을 달리는 선수들을 일일이 응원하며 촬영하고 계셨습니다. 자원봉사자로서 스포츠 세계의 음지에서 땀흘리는 선수들의 노력을 기록하며 홍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 분과 대화하면서 제 자신이 산악자전거 경기의 매력에 빠져 들었습니다. 일부 선수들은 저희를 향해 파이팅으로 응원하는 여유도 보여주었습니다.



































  다시 포인트를 이동했습니다. 싱글 코스 마지막 부분입니다. 거친 내리막 길을 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안전을 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임로가 경기장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반대편에서 차량 진입한 분은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제 결승점으로 이동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르막 길, 선수들은 거친 숨소리를 내시며 동시에 구슬 땀방울을 흘리며 최선을 다합니다.





  마지막 한 바퀴 남았다는 종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결승점으로. 어느 정도 순위가 가늠된 상황이어서 인지, 아니면 긴장하며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인지 어떤 선수는 여유로운 쇼(?)를 보입니다.











  드디어 순위를 결정하며 선수들이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성적에 환희하며, 완주에 기뻐합니다. 거친 숨소리가 귓전에 울립니다. 3위까지는 메달이 그리고 6위까지는 가산점이 주어집니다. 메달도 가산점도 받지 못한 선수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경기장을 떠납니다.



































  76번 마지막 주자는 포기하지 않고 한 참 후에야 등장합니다. 그의 완주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인천 박창민(65번, 인천광역시사이클연맹)이 금메달을, 서울 최진용(62번, 서울시청)이 은메달을, 대구 신동렬(64번, 대구광역시체육회)이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끝까지 남아 아들이 들어오길 기다리시는 한 어머니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대비해 학점관리 하면서 운동하는 아들을 응원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읽었을 때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원이 부족해 자전거 펑크에 대비한 여분의 바퀴를 준비하지 못한 아들을 둔 한 아버지의 말에 한국 스포츠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씁쓸함도 느꼈습니다. "마지막 웃는 자가 승자이라"는 말이 참여한 모든 선수들에게 적용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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