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저녁 싸늘한 바람이 옷 깃을 스치는 10월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대전 시티즌과 성남 일화가 2009 하나은행 FA컵 결승전 진출을 두고 혈전을 치뤘습니다. 지난 2001년 우승 후, 재도전의 승승장구 행렬(천안시청, 경희대, 대구FC에 승리)은 전반전 30분 몰리나의 35미터 중거리 슛에 제동되고 말았습니다.
후반전 대전 선수들은 승리를 가슴에 담고 최선을 다해 성남 문전을 맹공했으나 아쉬운 기회로만 남았습니다. 권집의 헤딩슛, 황지윤과 고창현의 프리킥이 특히 아쉬웠습니다. 흔히 하는 "깻잎 한 장 차이"로 골대를 빗나가는 아쉬움요.
특히 주장 최은성이 누구보다 아쉬었을 것입니다. 창단으로부터 13년 동안 대전의 수호천황으로 등극해 선방으로 맹활약을 했지만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었고 이번 기회도 놓쳤기에. 이번 경기에서도 최은성은 네 다섯 차례 선방하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원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전을 많이 비우는 여유가 몰리나의 중거리 슛에 이른바 '만세 골'을 허용했습니다.
이제 대전은 FA컵 희망마저도 말없이 접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정규리그 6강 진출도 희박해진 상황이라 대전의 팬들은 크게 아쉬워하지만, 그럼에도 제 기량을 발휘하며 선전한 대전의 아들들을 응원합니다. 왜냐하면 어린 선수 김성준이 부상에서 돌아와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김지민과 황진산의 성장도 두각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비라인에서 박정혜와 황지윤이 안정을 찾고 있기에.
팬들은 축구 자체를 즐기며 응원하는 모습으로, 선수들은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구단은 안정화를 구축하는 모습으로 올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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