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다.
늘 가슴속에 소리치는 말,
"덕유산 눈꽃 일출 일몰을 봐야지"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을 빠져 나선다.
비가 내린다.
가야하나....
그래도 산에는 눈일 거야.
대진고속도로 들어서니 정말 눈이다.
2년 전,
눈길 전복 사고 경험이 있는 터라
무주리조트 진입로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조심조심 설금설금 운전.....
새벽 4시,
쌓인 눈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스노우 체인을 장작하기 위해
한 동안 씨름하는데
제설차량이 지나간다.
삼공주차장을 지나,
공터에 주차하는데
갑자기 앞 바퀴가 눈 쌓여 움푹 파인 곳에 빠진다.
헛돌며 전진도 후진도 안된다.
20여분만에 간신히....
5시,
조급한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젠을 빠뜨려 다시.....
백련사 방향으로 1Km정도 올라갔을 때
갑자기 자동차 열쇠가 없다는 느낌,
정말 없다.
찾기 위해 오던 길을 되돌아 간다고 간 것이
다른 길로.....
차에도 없다.
다시 오른 길을 오르면서 찾아도 없다.
내려오면서 찾아도 없다.
기운빠져 산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비상키를 사용해서
무주리조트 성천하우스로 향했다.
7시이다.
두 시간을 기다려야 곤도라로 설천봉에 갈 수 있기에
스키장 곁으로 걸어서 오르기 시작했다.
숨을 헐떡거리며 설천하우스가 조그만하게 보이는 지점인데
하루 일과를 준비하던 관리요원이 하산을 명해서.....
9시까지 기다려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랐다.
바람, 눈, 짙은 안개,
돌아서야 하나.....
왔으니 그래도 소기의 목적은 이루자는 생각으로
향적봉을 향했다.
눈 세상, 바람 세상, 안개 세상이다.
뼈 속을 파고드는 추위.....
주목을 모델 삼아
셧터를 누렀봤지만......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여
덕유산 지역을 벗어나니
이런,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유등천을 지나는데
빛내림 현상이 미약하게 보인다.
그래, 이것이라도 담아보자.
불혹의 중턱에서
황당한 일 모듬을 겪으니
참으로 당혹스럽다.
보다 신중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이인가 보다.
'■ 에이레네 이야기 > 에이레네家 사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딸린 식구가 보고싶다...... (0) | 2008.01.26 |
|---|---|
| 자동과 반자동을 어떻게 구별하죠? (0) | 2008.01.25 |
| 기억되지 않는 존재의 애가 (0) | 2008.01.22 |
| "나도 스포츠 전문가" (0) | 2008.01.22 |
| 강아지 놀러 왔다 (0) | 2008.01.22 |